
때론 ‘힘내’라는 한 마디 말보다 환한 웃음이 큰 힘이 될 때가 있다. 아무런 소리도 없고 언어도 없지만 몸짓을 통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 마임도 마찬가지 아닐까. 그리스어 미모스(mimos)에서 유래한 마임은 원래 잡극을 뜻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표정, 몸짓만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말한다. 여기 소리 없는 몸짓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극단 마임의 대표 마임이스트 박상숙 씨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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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마임> 정기공연 ‘일상밴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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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극단 ‘마임’ 소개 부탁드려요.
A. 극단 마임은 마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에요. 지금까지 100여 명이 넘는 연극인들을 배출했고, 매년 5~6회 정기공연을 하고 있죠. 1979년 인천 중구에 작은 극장 <돌체>를 건립한 후 1984년 극단 마임을 창단했어요. 돌체는 인천 최초이자 최장수 극장이죠.
극단 마임은 1989년부터 1994년까지 한국마임축제를 통해 활발히 움직이다가 그 해 국제 교류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 후 2005년까지 인천 국제클라운마임축제를 주최해왔어요. 인천 축제를 통해 시민들을 찾아가 소통하며 함께하는 극단이 되기 시작한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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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노력으로 2004년부터 3년 간 문화관광부에서 주최하는 예술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장애인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회문화예술교육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는 시민들과 함께 하기 위해 시민참여 연극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편, 지금까지 매년 3회 이상 정기공연 및 200회 이상 클라운마임 공연을 해오고 있습니다. 극단 마임이 추구하는 것은 시민에게 더 가까이, 시민과 함께 하는 마임 공연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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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시민참여연극 <탄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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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처음 마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공연에서 감동을 받아서였지요. 지금 제 남편이 된 마임이스트 최규호 씨가 열연했던 1978년 연극 ‘시시 딱딱이 놀이’가 바로 그 공연이었어요. 그때만 해도 마임이라는 것이 제 인생을 바꿔놓을지, 또 무대 위 주인공이 제 남편이 될지 상상도 못했죠.
무대에서 무한한 상상의 세계가 그려졌는데 벽에 갇힌 죄인을 표현했어요. 한순간에 반해 일주일 동안을 객석에 앉아 관람을 하면서 침묵 속에서 다가오는 몸의 언어와 정신이 제 가슴을 뛰게 했죠. 혼자서도 무대를 꽉 채우고 영상을 남기는 매력에 매료됐던 게 아닐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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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내게 마임이란?
A. 글쎄요, ‘오늘을 숨쉬기에 충분한 산소’라고 할까요? 한순간 빠져든 이후로 이제 마임은 저와 뗄 수 없는 것이 되었거든요. 어느덧 마임이라는 인간 행위가 삶의 전부로 자리 잡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곁에 있어야만 하는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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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회 정기공연 <학익동 278>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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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임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마임의 매력은 크게 3가지인 것 같아요. 그 중심에 자유와 소통이 있습니다. 우선 시공간을 뛰어 넘어 그리고자 하는 나만의 세계를 무한대로 그릴 수 있다는 자유로움이 가장 커요. 현실에서 그릴 수 없는 모든 것이 가능하거든요. 또 연출과 의상, 조명, 음향 등을 자신이 느끼는 만큼 선택할 수 있다는 거에요. 그 모든 것이 마임의 연장이고 공연을 완성시켜주는 요소들이죠.
무엇보다 비언어라는 것이 큰 매력인데요. 언어보다 몸짓, 느낌, 교감을 중시하다보니 언어의 장벽을 벗어나 국가 간의 문화차이도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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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참가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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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인천 국제클라운마임축제의 창시자라고 하는데.
A. 인천 축제는 남편과 함께 만든 결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매년 7~8개 국가의 마임이스트들과 아티스트들을 초청해 색다른 공연을 보여주고 있답니다. 처음 축제를 개최했을 때는 생각보다 막대한 재정이 필요해 고생하기도 했죠.
1995년 제1회를 시작으로 올해 15회를 맞이하는데요, 인천의 자랑스러운, 유일한 국제 아트 축제란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일본, 인도, 미국, 마케도니아, 스페인, 뉴질랜드, 칠레, 이스라엘, 독일, 아르헨티나, 이탈리아, 한국 등 12개국에서 참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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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18개 팀이 9월 17부터 10일간 작은 극장 돌체,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인천도호부청사 야외무대, 인천 월드컵 문학경기장 특설야외무대에서 공연했답니다. 마임 외에도 저글링, 마술, 아크로바틱, 비주얼마임, 넌버벌(언어가 없는) 마임, 피지컬마임, 로봇마임 등 각각의 테마를 담은 수준 높고도 즐거운 작품들을 선보였죠. 올해는 9월9일~9월12일까지 4일간 작은극장 돌체에서 막이 오른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즐겼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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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 위치한 소극장 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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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규호 씨와 설립한 소극장 ‘돌체’가 한때 폐쇄될 뻔했다는데.
A. 네. 사라질 위기가 있었죠. 말씀드렸다시피 1979년 연극전용 극장으로 소극장 돌체를 세웠어요. 인천 중구 경동에 위치한 기독교병원 앞 얼음공장을 개조한 반지하 50여 평의 작은 공간이었죠.
그렇게 돌체에서 소극장 전개운동을 펼쳐나갔고, 점점 인천만의 예술공간과 예술운동의 중심지가 되었답니다. 그러다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쯤이었을 거에요, 소극장 운동의 쇠퇴기가 왔죠. 돌체도 당시 폐쇄될 뻔 했지만 꿋꿋하게 살아남아 인천 연극의 중심에 섰죠.
그렇게 안정을 찾는가 싶었는데 이후에도 시련은 적지 않았어요. 자금난과 소방도로 확장공사 등의 이유로 폐쇄될 위기에 다시 맞닥뜨렸지만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서 최신 시설을 갖춘 지상 4층의 새극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지요. 우여곡절 끝에 지금 돌체 모습을 갖춘거랍니다.
Q. 현재 돌체의 모습은 어떤지.
A. 많은 시련을 견뎌낸 돌체는 올해 31 번째 생일을 맞습니다. 지금 돌체는 지역의 한계를 넘어 지역민이 사랑하는 문화 공간의 중심에 서있습니다. 마임을 주로 공연하긴 하지만, 다문화가정, 장애인을 위한 교육 및 시민 연극 등을 통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죠. 다양한 축제를 통해 지역문화의 중심지가 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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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다면. 그리고 보람을 느낄 때는?
A. 무엇보다 인천 국제클라운마임축제가 가장 기억되지요. 아마 매년 다양한 나라에서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모이는 축제이기 때문이겠죠.

2009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모습
매년 처음 보는 사람들, 익숙한 사람들이 젊음이라는 단어로 똘똘 뭉쳐서 활기를 띠거든요. 정말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고, 제가 처음 개최한 행사라 더욱 애착이 가지요. 열정적인 공연자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축제를 개최하기 참 잘했다는 자기만족감과 뿌듯함, 또 함께하는 시민들을 통한 체험예술의 짜릿함을 느낍니다. 마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민들과 함께할 때 가장 보람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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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회 정기공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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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임을 하며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느끼는 것은?
A. 언어가 없는 것이 특징이기에 관객은 마임을 자신의 생각, 문화권 안에서 해석하고 바라보죠. 바로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해요. 관객 자신의 세계를 다시 들여다보며 재해석하는 결과를 가져오니까요.
모두 똑같이 해석하고 바라본다면 재미없잖아요. 재미있고 유쾌하고 감동이 있는 공연은 관객과의 소통방법으로 꿈꾸게 하는 메시지를 줍니다. 배우 역시 끝없이 퍼주어도 바닥나지 않을 창작의 꿈을 꾸고요.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현재 진행 중인 공연 사업을 통해 끊임없는 창작활동, 공연콘텐츠 개발, 공연 기획을 멈추지 않고 싶어요.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 사회취약계층을 위한 문화예술교육에도 힘쓰고 싶고요. 또 인천의 축제 같은 국제축제도 개최해서 많은 사람들이 벽을 넘어 문화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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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시민 참여문화, 청소년 문화, 지역주민 문화를 만들어 정말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일반시민과 함께하는 박상숙 스튜디오를 개설해서 마임, 연극 등 여러 예술프로그램을 정착시킬 계획이기도 하답니다.
<마임이스트 박상숙>
대표 저서(희곡)/ 겨울나그네, 가을여자
대표 공연/ 2006 춘천마임축제, 히토리와 만스테의 코믹마임,
넌버벌 퍼포먼스 추격자 등 돌체 주관 공연&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외 다수/ 현 작은극장 돌체 대표
글, 사진/ 위민기자 이지혜 <기사출처: 구글-위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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