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한번, 인생의 주인공으로 찬란한 데뷔를" |
| '무소의 뿔…' 주연 맡은 시민배우 김말숙 약사 |
|
"누구나 평생에 한 번쯤 배우가 될 수 있다." 낯선 경험에 맞딱드려 한껏 오그라든 김말숙 약사(수성당약국)에게 '단 한번, 화려한 데뷔'를 꿈꾸게 한 말이다.
한 남자의 아내로, 자녀들의 어머니로, 약사로 살았으되 그 자신에게는 온전히 '무명'이었던 김 약사가 일생 일대의 무대에 오를 날이 머지 않았다.
혜완, 경혜 역을 맡은 동료 시민 배우들과 함께. 뒷줄 왼쪽 줄무늬 상의 차림이 영선 역의 김말숙 약사.(연극 포스터의 한 장면)
 |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지우고, 희생하고, 잃어버린 여성들이
한 사람의 여성으로 굳건하게 일어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 약사는 오는 12월 3일부터 9일까지 인천 소재 '작은극장 돌체'에서 연극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극단 마임)'의 여주인공 '영선' 역을 맡아 열연한다.
매일 늦은 밤, 혹은 새벽까지 '김말숙'을 지우고 '영선'의 삶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그는 "타인의 삶을 통해 더욱 확연히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기분이 묘하다"고 감흥을 전했다.
강행군중인 연습 무대를 떠나 일상으로 돌아오면 편안한 모습 그대로 약사다.(약국에서 김말숙 약사.)
.JPG) |
그를 아는 어느 누구도, 그 자신조차도 인생의 한 지점에서 그가 다른 삶을 연기하리라 예상치 못했기에 도전은 더욱 두렵고, 설레고, 또 벅차다.
"막상 시나리오를 받아들고 나니까 두려웠어요. 그런데 연출가 선생님이 그러시더라요. 음악, 미술, 작품은 실력을 계속 쌓아야 하지만, 연극은 그렇지 않다고. 누구나 삶의 역경을 지나왔기 때문에 일생에 한 번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요. 나의 역경을 거름 삼아 자아를 표출할 수 있다는 생각, 다른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을 통해 나를 치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오늘의 선택에 후회는 없어요."
공지영 작가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공연작은 간단히 이혼한 여자(혜완), 이혼하고 싶은 여자(경혜), 전형적인 현모양처로 남편에게 모든 것을 희생하지만 절망을 겪는 여자(영선)의 이야기다.
이번 공연은 지역 문화공간으로 30여년간 맥을 이어온 '작은극장 돌체'가 시민참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획, 일반 시민들을 무대로 끌어들여 화제가 됐다.
20여년 전부터 문화운동에 관심을 갖고 작은극장 돌체의 관극 회원으로 꾸준히 활동해 온 김 약사가 도전장을 내 첫 연습에 참가한 것이 10월 22일이다.
학창시절, 완연한 젊음과 지혜, 강한 확신을 가졌으나, 불행한 결혼생활 속에서 자기를 지우고 버리다 자살까지 시도하는 여인의 절망을 김 약사가 실감나게 토해낼 수 있을까.
시나리오를 받아든 '배우'로 몰입의 황홀경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김 약사는 "나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될 거라는 생각으로 평소의 소심함을 벗으려 한다"며 "김말숙,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만년(萬年)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부군은 물론 슬하의 두 아들도 처음엔 평범함을 벗어던진 김 약사의 도전에 의아한 눈길을 보냈다.
그래도 김 약사는 남편과 두 아들을 공연에 초대해볼 작정이다.
망설이고, 머뭇거렸던 여인 김말숙의 자아가 생애 단 한 번이 될지도 모르는 무대에서 찬란하게 데뷔하는 소중한 순간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뜻밖의 무대에서 소녀적 감성을 깨워내고 있는 김 약사는 말한다. "생각해 보면 고비가 없는 결혼생활이란 없겠지요. 관객들이 연극을 통해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 여행을 하기를,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지우고 희생하고 잃어버린 여인들이 결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한 사람의 여성으로 굳건하게 일어서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김말숙 약사, 연극 '무소의 뿔처럼…' 주인공
12월 3일부터 9일까지 문학동 '작은극장 돌체'서 공연 |
[11월 18일 관련 기사]인천지부 김말숙 약사(수성당약국)가 연극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주인공으로 무대에 선다.
극단 마임이 95번째로 공연하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12월 3일부터 9일까지 인천 남구 문학동 소재 '작은극장 돌체'에서 공연된다.
김 약사는 이번 작품에서 세 여성 주인공 중 '영선'역을 맡아 사회속 가정의 의미와 여성의 역할, 자아성찰 등을 섬세한 감성으로 열연할 예정이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일요일 오후 5시이며, 입장료는 성인 1만5000원, 학생 8000원)이다.
△예약 문의=032)772-7361, www.clownmime.co.kr |
|
기사출처 : 약사공론 허현아 기자
|
| 기사날짜 : 2008년 11월 18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