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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해방 이후, 50여년을 연극계 주변부에서 살아온 서일이라는 노배우의 이야기다.
이제 70을 바라보는 서일을 불러주는 무대는 없지만 같은 처지의 친구 대광이, 인정스런 과부 시장 댁이 있기에 혼자 살지만 외롭지 않는 여생을 보낸다. 이런 서일 앞에 자신의 손으로 키우지 못해 늘 미안해했던 아들이 찾아와 극단 창단과 결혼 소식을 전한다. 그런 아들을 말릴 수도, 도울 수도 없는 자신의 딱한 처지에 한숨만 쉰다. 자신의 고달픈 삶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은 안타까움에다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젊은 기자에 의해 ‘공로상 수상거부보도’사건이 터져서 서일의 마음은 더욱 착잡하다. 봄이 시작될 무렵, 연정을 품었던 과부 시장 댁조차 결혼하고 아들의 결혼식 등 서일의 주변은 희망찬 출발을 하지만 서일은 아직도 무대 가장자리를 맴돌고 잇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어느 화사한 봄날, 서일의 한 많은 무대인생은 연기하듯막을 내린다.
*1장 : 나는 열일곱 살 이에요 (악극)
보름달 휘영청 밝은 날. 동네 뒷산 버드나무 아래서 동네 총각 만삭이와 옥분이의 은밀한 만남. 싱싱한 풋사랑 이야기.
*2장 : 육혈포 강도 (신파극)
‘조선 신파극의 원조’ 혁신단 임성구의 동명작품을 소재로 희화화한 ‘포복절도 수사비화극’
*3장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20년 전에 헤어졌던 두 연인이 골목길에서 우연히 만난다. 이런저런 몇 마디 얘기를 나누며 그 옛날 자주 가던 장소들을 안타까운 회한속에 회상해 본다.
덧없이 흘러버린 세월과 함께 모든 것이 바뀌었다는 것을 느낀 두 사람은 ‘우연히 다시 만나자’ 는 기약 없는 약속을 하고는 헤어진다.
*4장 : 자유공원 벤치에서
공원벤체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앉아서 얘기를 나눈다. 미국이민을 가는 아들 내외를 따라 떠나려는 할머니를 가지 말라 만류하는 할아버지. ‘우리가 부부요, 핏줄을 나눈 일가요? 생판 남이요 남’이라며 ‘주책떨지 말라’는 할머니는 이윽고 가버리고 할아버지 혼자 앉아있는데...
*5장 : 만일 천국에서 당신을 만나기만 하면
유랑극단의 배우로 정처없이 돌아다니던 남편을 둔 탓에 독수공방을 운명처럼 감수하는 아내. 거의 혼자서 키운 어린 외아들을 품에 안고 병들어 죽어가면서도 ‘아직도 당신을 부를 숨결이 내게 남아있기만 하면 그래도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아내의 눈물겨운 순애보.
*6장 : 북간도의 절규
나라를 찾겠다고 북간도에 이주해 와 사냥과 밭농사로 거칠고 어렵게 살아가는 한 가족. 어느 날 총상을 입고 일경에 쫓기던 독립투사를 숨겨준다. 하지만 그에게 붙은 거액의 현상금이 탐나 일경에 밀고하고만 외아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을 민족의 반역자로 처단하려고 한다. 애국심과 부정 사이에서 아버지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한 눈물겨운 갈등이야기.
*7장 : 사진속의 젊은이
30년 전 성당에서의 시국선언사건으로 자기 대신 경찰에 체포되어간 한 남자를 이제껏 기다려오다 마침내 폐인이 다 되어 나타난 그와의 극적인 재회를 하는 한 여인의 눈물겨운 기다림의 이야기.
*8장 : 고적한 곳
십자가 처형을 당한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를 은 삼십냥에 팔았다가 심한 양심의 가책으로 목매달아 죽은 유다의 어머니가 각기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고적한 곳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데...‘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용서와 화해의 이야기.
*9장 : 아버지의 죽음
nbsp;보름뒤에 초등학교 교사와 결혼한다는 아들의 전화를 받은 홀아버지. 기쁨보다는 아들에게 아무것도 해 줄 것이 없다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이렇게 살다 몸이 말을 안들으면 아들과 며느리의 짐이 될 것은 뻔할텐데... 가난한 노배우는 ‘아버지처럼 연극을 하겠다’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위해 자기의 5000만원짜리 생명보험료 지불증을 전해주기 위해 교통사고를 당한다.
결국 장례식장에서 친구 대광이는 말한다. “고통없이 아차 하는 순간에 죽었으니 서일이는 행복하게 죽었어. 서일의 연기는 누구에게 인정을 못받아 울분과 좌절속에서 살아왔는데 막판에 멋진 연기를 했단 말이야. 그의 죽음은 그야말로 수상감 연기요, 잊지 못할 명 연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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